"엄마, 경찰들은 나쁜 사람들이야?"

1.
거의 보름전 이야기네요. 경찰의 폭력진압과 강제연행으로 "폭력경찰 물러가라!"라는 구호가 많이 나오던 때입니다.
엄마 손을 잡고 청계광장으로 나온 다섯살 남짓의 여자아이가 천진난만하게 묻습니다.

"엄마, 경찰들은 나쁜 사람들이야?"

그 엄마와 저를 포함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할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2.
도둑이 들면 경찰에 신고하고, 길에서 주운 물건은 파출소에 갖다주고...
어릴때 배우는 경찰과 관련된 이런 내용들은 옳은 것이라는 것에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폭력경찰 물러가라'는 구호와 시민들과 대치하는 전경들의 방패에 뚜렷하게 적혀있는 '경찰'이라는 두 글자.
아이의 눈에는 경찰이 나쁜 사람으로 보였나봅니다.

하지만 엄마가 아이에게 모든 것을 설명해주기에는 아이는 너무 어렸습니다.
어린이는 새로운 지식들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자칫하면 편견이 생기기 쉽습니다.
어릴때 편을 가르고 놀 때 줄곧 하듯이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나누는게 전부입니다.


3.
과연 저 아이에게 혼란을 주고, 엄마를 당혹하게 만든 원인은 어디 있을까요?
잘 생각해보면 "아이를 데려나온 엄마도 잘못이 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엄마 손을 잡고 있는 아이, 아빠의 어깨에 타고 있는 아이, 등에 업혀 자는 아이, 유모차에 타고 있는 아이.
많은 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거리라 나오게 된 이유는 뭘까요?

아이들과 유모차를 앞세워 경찰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효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부모가 자기 자식을 무기, 방패로 사용하겠습니까!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거리로 나온 이유는 다름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아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한다!"


4.
아이들에게 심어줘야 할 경찰의 모습은 그야말로 '민중의 지팡이'입니다.

더 이상 혼란을 겪는 아이들과 당황스러워 하는 부모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고 나와서 시위하는 상황이 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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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언 | 2008/06/11 16:33 | 뉴스 | 트랙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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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대한민국 마계도시 46.. at 2008/06/11 16:42

제목 : 경찰중에서 일부 나쁜 경찰들에게 하는 말이야
"엄마, 경찰들은 나쁜 사람들이야?" 이 문제 역시 저도 걱정한적이 있습니다. 촛불 집회 데리고 갔다 오니 시민의식보단 명박이 욕먼저 배워오더라구요 , 꽤 걱정스럽지만 며칠 집에서 더 교육시켜서 좀 가라앉기는 했습니다 저역시 트랙백하기전에 아이에게서 저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답하기를 경찰중에서도 나쁜 경찰이 섞여 있는데 그 나쁜 경찰 물러가라고 하는거구 그중에서도 그 나쁜짓 하라고 시키는 어청수 경찰총장......more

Commented by ViceRoy at 2008/06/11 16:35
보신용이라는 면이 없지 않아서도 문제입니다[한숨]
Commented by 銀鳥-_- at 2008/06/11 19:27
...그럼, 아이들에게 무조건 경찰은 옳은 사람이라고 가르쳐줘야 하는 걸까요.
보신이라는 점도 있는 것이 보기 좋지는 않습니다만 정말로 위험한 곳이라면 애초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지도 않겠지요...
왜 아이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셨습니까. 이 복잡한 상황을 '이해도 못 할 어린 아이에게' 설명하기가 귀찮았던 건 아니시고요?

혼란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니... 우습기만 합니다, 아이들이 의문과 궁금과 갈등을 겪지 않고 자라리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아이들이 어렸을때 배운 것을 평생동안 단 한번도 수정하지 않고 자라리라 믿어의심치 않으시는 것 같아서 이 부분은 정말, 진심으로, 죄송하게도 비웃을 수 밖에 없는 점을 양해해 주십시오.

아이들에게 경찰은 좋은 사람이란다, 라고 가르치는건 그럼 편견이 아닌 걸까요. 저라면 이 상황에 대해 아이들이 알아 들을 수 있게 설명을 해 주겠습니다, 물론 경찰이 기본적으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잘 알수 있도록 설명해 줄겁니다.

아이들이 맑고 명랑하게 자라야 한다는 것에 대해 저는 적극적으로 찬성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그렇게 자라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가르침, 그리고 그로 인해 길러진 자신의 판단력이 있어야 할 겁니다. 그런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정도의 아이가 그런 삶의 다양한 현장을 본다는 것은 그 아이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Commented by 한언 at 2008/06/11 19:58
설명하는거야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죠.
성인들이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가 아닌 정권의 방패라고 생각하는데, 전의경과 말단 경찰들은 상부의 지시대로 움직이는데, 이 상황을 그대로 설명해주었을 때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나설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아이의 어머니가 계셨는데 옆에서 먼저 나서는 것도 예의가 아니죠.
(전 절차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유치원이라던가 뽀XX같은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경찰이 사람들을 지켜주는 사람으로 보여주고 그게 올바른 교육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교육과 현실이 차이를 보이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 아이가 가졌던 의문은 거기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단순한 호기심이나 질문과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Commented by 銀鳥-_- at 2008/06/11 20:14
예, 물론 그 아이의 어머님께서 먼저 설명을 하는 것이 우선이겠지요, 당연한 수순이고요 :) 하지만 '아무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음'을 강조하시며 또 아이에게 그런 '혼란'을 주는 것은 해악한 일이라고 말하는 글의 뉘앙스는 - 그리고 그런 아이들의 '혼란'을 막자는 논조는 블랙유머로 느껴졌습니다. 딱히 한언님을 비꼬거나 비하할 의도가 아닌 저의 감상이 그러함을 이해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마도 한언님께서는 아이들은 세상의 어두운 면이나 복잡한 면은 아이들이 알아서 안된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저는 아이들이 범죄의 대상이 되는 것은 피해야겠지만 세상의 옳고 그른 면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라 그 부분에서 오는 차이인 것 같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한언 at 2008/06/11 20:16
만약 아이가 초등학생정도만 되었어도 전 제대로 설명할 의욕이 들었을겁니다.
하지만 현실을 알려주기에 아이는 너무 어렸습니다...
아무리 시국이 시국이라지만 아이들만큼은 밝게 자라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사회에 관한 교육을 적게 받은 아이들에게 만큼은요.
Commented by 銀鳥-_- at 2008/06/11 20:20
초등학생 이하였군요... '설명하지 못하셨던 점'은 이해가 됩니다, 여튼 좀 무례한 듯 해서 문구를 수정하려고 했더니 이미 보셔서 ^^; 좋은 저녁 되십시오.
Commented by 한언 at 2008/06/11 20:22
님도 좋은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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